수진은 지연의 장례식이 열린 납골당을 찾기까지 한참을 망설였다.네이버 지도로 위치를 검색하고, 창을 닫고, 다시 검색하고…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가 결국 택시를 탔다.도착한 납골당은 서울 외곽의 작은 언덕 위에 있었다.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.사람은 거의 없었다.직원에게 이름을 말하니, A동 3층으로 안내해줬다.“지연아…”수진은 작은 유리함 속에 있는 이름표를 보고 겨우 속삭였다.박지연 (1982~2025)그 아래, 작은 글씨가 있었다.“사랑받고 싶었던, 그러나 혼자였던 사람.”순간, 수진은 숨이 막혔다.대학 시절, 지연은 항상 말했다.“나는 그냥 누군가에게 완전히, 무조건적으로 사랑받고 싶어. 그게 결혼이든, 연애든, 뭐든.”지연은 늘 드라마 속 남자를 좇았고, 현실의 남자에게 실망했고, 그 실망을..